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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OREA AIKIDO UNION

아이키도 일본 수련기(2026년 10월)|왜 다시 배우러 일본에 가는가

11분 전
6분 분량

다시 배우는 자리에서

2026년 10월 일본 아이키도 수련 기록


10월 10일부터 18일까지, 8박 9일 일정으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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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도 여행의 중심은 아이키카이 본부도장에서의 수련이었습니다. 본부 수련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선생님과 도우들을 만나고, 초대를 받아 다른 수련 현장에도 참가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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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에 갈 때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지만, 이번에는 유난히 한 가지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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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왜 계속 일본에 가서 수련하는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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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에서 저는 도장을 운영하고 회원들을 지도하는 입장입니다. 단위가 있다 보니 누군가에게 기술을 설명하거나 의견을 말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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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럴수록 오히려 제가 틀렸을 때 솔직하게 “그건 아니다”라고 말해 줄 사람은 줄어듭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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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일본 수련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 배우는 사람의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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키치조지의 겟소지에서 시작한 이번 수련

10월 11일에는 키치조지(吉祥寺)에 있는 겟소지(월창사, 月窓寺)를 찾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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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사시노시(武蔵野市) 아이키도연맹의 가을 연무회와 그에 앞선 수련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습니다. 겟소지는 오래된 사찰이면서 아이키도 수련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, 이곳의 도장은 타다 히로시 선생이 지도해 온 곳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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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참가 기회는 항상 신세를 지고 있는 선배인 고야나기 선생의 배려로 마련됐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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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소 본부도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에서 여러 연령대의 수련자들이 함께 수련하고 연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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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 타다 선생께서 직접 수련을 지도하시지는 않았지만, 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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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날부터 긴 하루였지만, 이번 출장의 시작으로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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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본부도장으로

다음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본부도장에서 수련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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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월 12일은 일본의 공휴일인 ‘스포츠의 날’이었습니다. 이날 본부도장은 평소와 달리 도주가 지도하는 아침 수련 한 타임만 진행했고, 수련료도 받지 않았습니다. 스포츠의 날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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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날은 야마시마 선생과 한 시간 동안 짝을 지어 수련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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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날인 13일에도 다시 도주 수업에 참가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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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시호나게를 하던 중 도주께서 제 동작을 직접 보고 한 가지를 지적해 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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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를 팔로 끌어당기려 하지 말고, 타이사바키(몸 다루기, 体捌き)를 더 써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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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 기본적인 이야기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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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바로 그런 기본적인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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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위가 올라가고 익숙한 기술이 많아질수록 어느 순간부터는 “이미 알고 있다”고 생각하기 쉽습니다. 하지만 몸은 생각만큼 정직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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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동작에서 다시 기본적인 지적을 듣는 것이야말로 제가 본부에 계속 가는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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큰선생께 직접 배운 세대와 만나다

이번 출장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본부에서 오랫동안 수련해 온 원로 수련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일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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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련 후 야마시마 선생과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M 씨, W 씨, S 씨와 함께 앉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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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 분 모두 우에시바 모리헤이 큰선생의 생전 지도를 직접 경험한 세대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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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중 W 씨는 올해 90세라고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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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피를 마신 뒤 숙소 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W 씨가 갑자기 제게 손을 잡아 보라고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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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길 위에서 한참 동안 몸을 직접 써가며 무언가를 설명해 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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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 연결되고, 어느 거리에서 움직이며, 어떤 타이밍에 상대와 관계를 맺는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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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팡이를 짚고 걷는 아흔 살의 W 씨는 계속 제 손을 잡고 직접 몸으로 설명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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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기술 자체보다도 무언가를 전하려는 태도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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짧게 인사하고 헤어져도 될 상황이었지만, 헤어질 때에는 다음에 만날 때까지 더 좋아져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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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장면이 오래 남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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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뒤 본부 수련에서는 S 씨와 짝이 됐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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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련이 끝난 뒤 S 씨가 다음 날 수련 후에 시간을 조금 내달라고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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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다음 날 정규수련이 끝난 뒤 둘이 남아 별도의 수련을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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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로 번갈아가며 크게 던지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허리와 무릎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직접 보여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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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별히 긴 시간은 아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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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큰선생께 직접 배웠던 앞 세대의 수련자가 지금도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다음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전하려고 한다는 사실 자체가 제게는 매우 크게 다가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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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경험을 신비화할 생각은 없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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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 경력이 있다고 해서 모든 기술이 자동으로 옳아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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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에도 그분들이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경험을 직접 받아보고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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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왜 이렇게 하는가”

이번 출장에서 기본을 다시 생각하게 한 또 한 사람은 쿠리바야시 선생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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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일본에 갈 때마다 가능하면 쿠리바야시 선생의 수업에 참가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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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생의 수업에서 제가 특히 좋아하는 점은 단순히 동작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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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이 카타를 이렇게 해야 하는가.

왜 이 위치에 서야 하는가.

왜 이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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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이유를 계속 생각하게 만듭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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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도 수업을 하면서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기본을 여러 번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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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키도를 오래 하면 어려운 것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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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로운 기술, 복잡한 응용, 더 화려한 움직임에 관심이 가기도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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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결국 돌아오는 곳은 기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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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출장에서는 그 사실을 여러 장소에서 반복해서 확인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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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사시노대학에서 다시 초보자의 수련으로

이번에는 오랫동안 초대를 받아왔던 키노시타 선생께서 지도하시는 무사시노대학 아이키도부에도 처음 방문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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키노시타 선생과는 약 20년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, 그동안 일정이 잘 맞지 않아 수련에 참가할 기회가 없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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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침 이번에는 시간이 맞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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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일 수련에는 초보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키노시타 선생은 아주 기본적인 내용부터 차근차근 지도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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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에게는 오히려 그것이 좋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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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보자들에게 설명하는 수업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평소 무심코 지나가는 세부사항이 다시 보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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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을 어느 위치에 두는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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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심을 어디에 두는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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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를 어떻게 잡는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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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하나하나가 중요한 내용인데, 오래 수련한 사람은 그것을 어느 순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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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일본 수련에서 가장 많이 생각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기본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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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우케란 무엇인가

이번에는 야마시마 선생께 따끔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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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중 하나는 제가 오랫동안 해온 우케(받기, 受け)로서의 방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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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체격이 큰 편이고, 일본에 가면 “체격이 크다”, “웨이트 트레이닝을 따로 하느냐”는 등의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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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체격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기술을 부드럽게 받아주는 것은 좋은 점이라고 야마시마 선생도 말씀하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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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역시 일본에서는 특히 상대가 기술을 연습할 때 움직임이 끊기지 않도록 협력하고, 가능한 한 좋은 우케가 되려고 해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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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이번에는 그 다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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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에게 잘 맞춰주는 것과, 실제로 충분히 성립하지 않은 기술까지 성립한 것처럼 받아주는 것은 다르다.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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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속 자신보다 경험이나 수준이 낮은 상대의 기술까지 잘 받아주기만 하면, 상대는 자신의 기술이 충분히 통하고 있다고 느끼며 기분 좋게 수련할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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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그것이 정말 서로에게 좋은 수련이냐는 지적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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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가 연습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은 필요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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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 실제로 충분히 성립하지 않은 것을 제가 과도하게 받아주어 기술이 된 것처럼 만들면, 그것은 상대에게도 정확한 피드백이 아닐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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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한 가지 지적은 제가 제 자신의 수준을 지나치게 감추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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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마시마 선생은 제게 이미 그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과 판단이 있고, 저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을 텐데 왜 굳이 드러내기를 꺼리느냐고 물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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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로는 상대에게 계속 맞춰주는 것보다 제 몸과 제 수준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뜻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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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에서는 늘 배우러 간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제 판단이나 수준을 필요 이상으로 뒤로 숨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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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를 존중하는 것과 제 자신을 낮추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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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이것은 제가 평소에도 계속 생각하고 있던 숙제이기도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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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우케란 무엇인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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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에게 협력하면서도 어디까지가 정직한 반응인지, 앞으로도 제 수련에서 오래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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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에 가는 이유

제가 일본에 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오래 알고 지낸 선배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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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에서는 이제 제가 고단자이고 지도하는 사람인데, 그러면 과연 누가 제게 솔직하게 잘못을 말해 주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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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일본에 올 때에는 기술을 배우는 것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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귀국 후에도 비슷한 말을 다시 들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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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다른 환경에 자신을 놓아보면,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자기 모습이 보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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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일본에 가는 이유는 유명한 사람을 많이 만나기 위해서도 아니고,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도 아닙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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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못하고 있다면 잘못하고 있다고 말해 줄 사람이 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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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기본을 다시 물어보게 만들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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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몸을 써보게 하는 환경이 있기 때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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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곳에 가끔씩 제 몸을 던져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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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것

물론 수련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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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고, 함께 커피를 마시고, 식사를 하고,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시간도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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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 씨와는 NOBORI에서 긴 시간 식사를 하며 아이키도뿐 아니라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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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는 셋타도 선물로 받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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키노시타 선생에게서는 도장의 셔츠를 받았고, 본부에서 만난 여러 분에게도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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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일본에 갈 때마다 작은 한국 과자나 기념품을 가져가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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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언가의 가격을 맞추기 위한 답례라기보다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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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시 만나 반갑습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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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는 작은 인사에 가깝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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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키도를 오래 하다 보니 결국 남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기도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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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 그 관계 자체가 목적이 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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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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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수련을 오래 하다 보니 좋은 사람들과 관계가 이어지는 것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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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그 순서가 더 좋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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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은 다시 수련으로

이번 출장의 마지막에는 야마시마 선생과 치요다구 아이키카이의 합숙에도 참가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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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부에서 시작한 이번 수련을 다른 장소에서 다시 여러 사람과 땀 흘리며 마무리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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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18일 밤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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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장을 마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, 이번에 새롭게 얻은 어떤 특별한 기술 하나를 꼽기는 어렵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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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신 여러 가지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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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호나게에서 타이사바키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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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본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다시 물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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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 세대 수련자들이 몸으로 전하려는 것을 경험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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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우케와 자기표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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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모두 같은 질문으로 돌아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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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지금 제대로 수련하고 있는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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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삼성당에서

한국에 돌아왔으니 다시 평소의 생활과 삼성당 수련으로 돌아갑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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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앞으로 아이키도를 하면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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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 답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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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아이키도를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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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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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함께 수련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, 즐겁고, 진지하게 오래 수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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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일본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 가운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함께 수련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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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 좋은 수련환경을 찾는다면 제가 아는 좋은 사람과 좋은 장소를 연결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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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그 모든 것의 출발점은 결국 제 자신의 수련이라고 생각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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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일본 수련에서 다시 확인한 것도 그것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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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에 일본에 갔을 때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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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에 지적받았던 것들이 조금이라도 나아져 있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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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만난 사람들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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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조금 좋아졌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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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고 말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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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까지 다시 수련하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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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일본 체류 중 함께 수련해 주시고, 가르쳐 주시고, 반갑게 맞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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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제가 없는 동안 삼성당의 수련을 이어가 준 회원들에게도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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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도장에서 뵙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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